수능 어법(밑줄) 문제, 문법이 아니라 어휘력이 좌우합니다
결론부터: 수능 어법(밑줄) 문제의 상당수는 문법 규칙을 몰라서가 아니라, 밑줄 친 동사나 준동사의 뜻과 자릿값 — 목적어가 필요한 동사인지, 목적어가 사람인지 사물인지, 수식받는 대상과 능동 관계인지 수동 관계인지 — 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틀립니다. rise와 raise를 뜻으로 구분하지 못하면 문법 규칙을 아무리 외워도 밑줄 앞에서 멈추게 됩니다.
어법 문제는 문법 문제가 아니라 어휘 문제다
어법 문제가 문법 문제처럼 보이는 이유는 해설지가 "이 동사는 3형식이라 목적어를 취한다"는 식으로 규칙의 언어를 쓰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판단의 출발점은 언제나 그 동사가 무슨 뜻이고, 그 뜻이 목적어를 요구하는가라는 어휘 지식입니다. 문형 규칙은 이 어휘 지식을 사후에 정리해 놓은 결과물일 뿐이라, 규칙만 외우고 개별 동사의 쓰임을 모르면 정작 시험장에서는 무엇을 적용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자동사·타동사 혼동이 만드는 밑줄 함정
뜻은 비슷해 보이지만 목적어를 받는지 여부가 갈리는 동사 짝이 어법 문제의 단골 소재입니다.
| 자동사(목적어 없음) | 타동사(목적어 필요) | 구분 기준 |
|---|---|---|
| rise (오르다) | raise (~을 올리다) | "무엇을" 올리는지 대상이 뒤에 오면 raise |
| lie (눕다, 있다) | lay (~을 놓다, 두다) | 주어 스스로 눕는지, 대상을 놓는지 |
| sit (앉다) | seat (~을 앉히다) | 스스로 앉는지, 남을 앉히는지 |
반대 방향의 함정도 있습니다. 이미 뜻 안에 대상 관계가 포함된 타동사에 전치사를 붙이면 오히려 틀립니다 — marry, resemble, reach, approach는 뒤에 전치사 없이 목적어를 바로 받습니다. 같은 개념이 토익 전치사 짝 문제에서는 반대 방향(전치사가 있어야 하는데 빠뜨리는 함정)으로 나타납니다.
준동사도 결국 "능동인가 수동인가"의 문제
분사 자리(현재분사 -ing, 과거분사 p.p.) 선택은 겉보기엔 문법 규칙 같지만, 실제 판단 기준은 하나입니다 — 수식받는 명사가 그 동작을 하는 쪽인지 당하는 쪽인지입니다.
- the researcher conducting the survey — 연구자가 조사를 "하는" 주체이므로 현재분사
- the survey conducted by the researcher — 조사가 "행해지는" 대상이므로 과거분사
이 판단은 결국 conduct라는 동사의 뜻(수행하다)과 "누가 무엇을 조사하는가"라는 목적어 관계를 정확히 알아야 가능합니다. to부정사의 수동형(to be p.p.)이나 5형식 동사(keep, make, find 등)의 목적격보어 선택도 같은 원리로, 결국 그 동사가 요구하는 자릿값을 어휘적으로 알고 있는지의 문제로 돌아갑니다.
실전 적용: 밑줄이 동사·준동사일 때 확인 순서
- 1단계 — 밑줄 친 동사의 원형과 뜻, 목적어 필요 여부부터 확인합니다.
- 2단계 — 문장 안에서 주어(혹은 수식받는 명사)와 그 동사가 능동 관계인지 수동 관계인지 판단합니다.
- 3단계 — 문형과 태에 맞는 형태를 고릅니다. 순수한 문법 규칙은 이 마지막 단계에서만 적용됩니다.
다음 단계
동사의 자릿값을 어휘로 저장하는 습관은 수능 코스에서 예문과 함께 반복할 때 가장 빨리 붙습니다. 수능 복습 퀴즈로 바로 점검하고, 빈칸추론에서 어휘가 하는 역할이 궁금하다면 수능 빈칸추론 정복법을, 같은 단어가 자리에 따라 뜻이 달라지는 함정이 궁금하다면 수능 다의어 함정 총정리를 이어서 읽어보세요. 현재 어휘량은 3분 어휘력 진단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문법 용어를 몰라도 어법 문제를 풀 수 있나요?
자동사·타동사, 현재분사·과거분사 같은 용어 자체는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밑줄 친 동사 하나하나의 뜻과 쓰임을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rise 뒤에는 목적어가 오지 않는다는 사실만 알면 용어를 몰라도 문제는 풀립니다. 용어는 그 지식을 설명하는 도구일 뿐입니다.
준동사(분사·부정사) 문제는 왜 유독 어렵게 느껴지나요?
준동사 문제는 한 문제 안에 두 가지 판단이 겹쳐 있기 때문입니다. 그 동사가 수식받는 대상과 능동 관계인지 수동 관계인지 판단해야 하고, 동시에 동사가 아닌 형용사·명사 자리에서 어떤 형태를 취하는지도 알아야 합니다. 두 판단 모두 출발점은 그 동사의 뜻과 목적어 관계를 아는 것입니다.
자동사·타동사는 어떻게 구분해서 외우나요?
따로 목록을 만들어 외우기보다, 새 동사를 익힐 때 뜻과 함께 "무엇을"에 해당하는 목적어가 있는 예문을 통째로 저장하는 습관이 효율적입니다. 예문 없이 뜻만 외우면 시험장에서 자릿값을 다시 추론해야 합니다.